(세계사 상식 15) 256년만에 통일된 중국

수의 건국 

  중국은 오랜 시간 남북으로 분열되어 남북조 시대를 끌고 갔습니다. 그러던 중 선비족인 북주의 외척, 양견(문제)이 북주의 제위를 찬탈하고 수를 세웠습니다. 이어 수 문제의 둘째 아들이 그를 도와 진나라를 병합했습니다. 그리고 몽골의 유목 국가로 흉노의 후예이며 뛰어난 철기 제작 기술을 지니고 있던 돌궐을 무찌르고, 589년에는 남조의 진나라를 멸망시킴으로써 한나라 멸망 후 실로 400년 만에 다시 중국이 통일 되었습니다. 

  수의 문제는 검소했습니다. 그는 행정 관료들을 통해 통치했으며 일할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일정한 토지를 균등하게 분배해 주었습니다. 또한 일정한 세금을 거두는 균전제와 세금을 곡물이나 옷감 등으로 낼 수 있게 한 조용조의 법령을 정비했습니다. 이 밖에도 그는 지방의 실력자들의 계급을 매겼던 구품중정법을 폐지하고, 역사상 최초로 과거제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아버지를 살해하고 즉위한 것으로 알려진 수의 2대 황제 양제는 두 나라로 분열된 동궐 중에서 동돌궐을 토벌하고 정치 조직을 강화했습니다. 이어 양제는 610년, 전국 시대 때부터 이역마다 추진되었던, 작은 운하들과 황하 그리고 북쪽의 해하를 잇는 운하 사업을 계승해 해하에서 장강을 지나 여항에 이르는 대운하를 개통했습니다. 이 중 황하는 이미 문제가 개통해 놓은 상태습니였다. 이 공사는 중국 5대 강을 잇는 대공사였는데, 과도한 부역에 참여한 백성들은 민생고를 겪기도 했지만, 대운하는 중국 경제를 활성화시켰습니다. 이 대운하의 완성으로 강남의 쌀이 화북으로 운반되었습니다. 정치의 중심지였던 화북과 경제의 중심지인 강남이 연결되어 중국 통일에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양제는 영토 확장을 위한 마지막 대업으로 고구려 원정을 단행했습니다. 그러나 수백만의 대군을 이끌고도 고구려 장수 을지문덕에 의해 3차례나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참패하고 말았습니다. 고구려 원정 실패 후 과도한 세금과 부역 등으로 불만이 고조된 농민들이 반란을 일으켰고, 장군 이연과 이세민 부자에 의해 수나라는 멸망합니다. 

 

당의 건국

  수를 멸망시킨 이연은 618년, 당을 건국한 뒤 626년까지 황제 자리에 있었습니다. 당의 초대 황제인 이연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습니다. 군대를 관장해 당의 중국 통일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아들은 둘째 아들 이세민이었습니다. 그에 대한 명성이 자자해지자 그의 형과 아우는 물론, 초대 황제인 아버지 이연까지 그를 질시했습니다. 그 질시 때문에 후계자가 큰형으로 정해졌던 것입니다. 그러나 당의 중국 통일에 가장 공이 큰 이세민은 그걸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결국 이세민은 큰형과 아우를 궁궐 입구 현무문에서 불귀의 객으로 만들고, 이후 아버지까지 몰아내고 황제의 자리에 오릅니다. 

  형제를 죽이고 아버지를 몰아냈다는 비난을 받은 당의 2대 황제지만 그는 대내외적으로 안정된 통치 기반을 다졌습니다. 명재상이 방현령, 두여회 등 유능한 관리들의 보좌를 받으며 국력 확충에 힘썼습니다. 그는 내란을 평정했고 돌궐을 복속시켰으며 비단길을 장악했습니다. 그야말로 태평성대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고구려와 서역에서 남해 방면까지 영토를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정치는 군주정치의 이상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는 성군의 치적을 배우는 방법으로 토론을 즐겼고, 이런 신하와의 문답을 정리한 책이 바로 '정관정요' 였습니다. 그러나 그 역시 후계자를 놓고 고민을 했습니다. 세 아들 중 가장 총명했던 둘째 아들을 후계자로 놓고 고민을 했습니다. 세 아들 중 가장 총명했던 둘째 아들을 후계자로 생각했지만 이에 불만을 품은 큰아들이 아버지를 암살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형제들끼리의 암투 또한 심해지자 그는 가장 재능이 없는 막내아들을 황제로 만들었습니다. 그가 당의 3대 황제로 고종이었습니다. 고종 때의 당은 신라와 결탁하여 고구려, 백제를 무너뜨리고 최대 영토를 차지하였으며, 이슬람 국가들과 국경을 맞댈 정도로 번영을 이루었습니다. 

 

대제국 당의 사회와 경제

  당은 북위와 수에서 시행되었던 균전제와 조용조를 도입해 국가 재정의 기반으로 삼았습니다. 게다가 농민에게는 토지를 세습할 수 있는 영업전과 1대에 사용 후 국가에 반납하는 구분전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또 3년에 한 번, 농민 중에서 신체 건강한 남자를 차출하여 농번기에 군사 훈련을 하는 부병제를 실시했으나, 729년경 현종에 이르러서는 지원병제로 바꾸었습니다. 중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황제인 '측천무후' 이후에는 관리들을 정리 해고했고, 수많은 승려들을 환속시켰습니다. 이들을 통해 경제를 더욱 활성화시키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 결과 당의 기본 산업인 농업은 모든 분야에서 착실하게 발전했습니다. 운하를 통하여 다양한 물자가 오가면서 시장이 발달하였으며 시장에서는 유사 상점끼리 집단을 형성하여 최초로 어음을 사용하였습니다. 또한 해상 무역도 활발해져 동서 무역이 발달하였고, 무역에 종사하는 이국인들의 방문이 잦아지면서 당은 국제적인 국가로 발전해 나갔습니다. 

 

당의 태평성대를 이룬 현종

  태종의 총애를 받던 측천무후는 태종이 죽은 후 비구니가 되어야 마땅함에도 태종의 아들 고종의 후궁이 됩니다. 그러다 고종이 황후를 폐하자 평소 연모했던 무씨 즉, 측천무후가 황후 자리에 오릅니다. 고종은 본래부터 병약했던 터라 측천무후는 고종을 대신해 실권을 장악했습니다. 측천무후는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라면 자식은 물론 손자라도 서슴없이 죽였습니다. 그 후 690년경에 이르러 고종이 병이 나자 그 틈을 이용해 측천무후가 권력을 잡게 됩니다. 측천무후는 그 뒤 자신의 아들인 중종와 예종까지 폐위시킨 뒤 스스로 제위에 올랐습니다. 중국 사상 유일한 여제입니다. 705년에 이르러 측천무후가 노환으로 몸져눕게 되자 노령의 재상인 장간지가 군사를 이끌고 측천무후가 총애했던 장역지와 장창종 형제를 죽인 뒤 측천무후의 퇴위를 요구했습니다. 측천무후는 그해 11월 83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 후 정치적 혼란을 겪은 당은 6대 황제에 오른 현종이 모든 혼란을 수습하고 당의 전성기를 이루게 됩니다. 

  현종은 뛰어난 신하들의 보좌로 내정을 정비했습니다. 당 태종이 정치 제도를 잘 다스려 '정관의 치' 라 불렸다면, 현종은 경제적인 부흥을 이루어 '개원의 치' 라 칭송 받았습니다. 당나라는 현종 대에 이르러 정치적, 경제적 번영을 구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