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상식 49) 청의 쇠퇴와 열강들의 중국 진출

열강들의 중국 진출

   과거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청나라가 일본과의 전쟁에서 패배하자 열강들은 앞 다투어 중국 분할을 추진했습니다. 관세 등을 담보로 배상금과 외채를 갚게 하는 차관 공여라는 형식도 철도 부설권과 광산 개발권의 획득, 요충지에 군사 주둔권을 줌으로 해서 사실상 영토를 항양한 조차와 같은 형식으로 중국 분할이 진행되었습니다. 1898년 이후 제국주의 열강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러시아는 중국 요충지의 조차를 차근차근 진행했습니다. 이 진행 과정에서 영국은 철도 부설권을 얻었습니다. 뒤늦게 중국 분할에 가세한 미국은 다른 열강들을 견제할 목적으로 국무장관 존 헤이가 1899년에 문호 개방 선언을 발표하게 됩니다. 중국 시장의 문호 개방과 열강의 중국 진출에 대한 기회의 균등을 제창한 것입니다. 1900년에는 중국의 영토 보전을 주창했습니다. 

 

중국의 저항 운동

   열강의 침략에 맞선 개혁파 관료와 지식인들이 입헌군주제의 확립과 근대적 교육제도의 도입 등을 통해 부국강병을 지향하는 변법자강 운동을 일으켰습니다. 이 운동은 1898년 광무제의 신입을 얻어 단행되었으나 보수파의 반대와 1860년대 이후 청나라의 정권을 장악한 서태후를 중심으로 무술정변이 일어나 개혁으로 100일 만에 좌절되었습니다. 중국에 진출한 열강들은 서태후를 지원했고 그녀를 비롯한 보수파를 중심으로 배외 주의의 정치가 실행되었습니다. 민중 사이에서도 열강의 침략에 대한 배외의식이 고조되어 갔습니다. 1900년에는 백련교의 비밀결사단이 청나라를 세우고 서양 세력을 물리친다는 취지를 가진 의화단을 결성하여 베이징의 각국 공사관을 포위하는 의화단 사건이 터졌습니다. 그러자 서태후 등 보수파 일원은 이에 동조하여 열강에 선전 포고를 합니다. 그러나 중국에 진출해 있던 열강 8개국이 공동 출병하여, 베이징을 점령하고 의화단을 진입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청나라는 1901년에 맺은 베이징 의정서에서, 거액의 배상금 지불과 베이징 주변의 외국 군대를 상주시킬 것 등을 강요당했습니다. 

 

러일 전쟁의 발발

   1900년, 영국과 일본 러시아 등 8개국 연합이 중국 베이징에 진입했습니다. 의화단이 베이징을 장악하고 각국 공관을 공격하는 데도 청 조정이 진압하기는 커녕 조장하는 태도를 보인 데에 대한 보복이었습니다. 이후 러시아는 자국에서 부설한 동청철도의 보호를 구실로 만주에 군대를 주둔시키며 한반도에 세력을 뻗치기 위해 압록강 이남으로 진출을 시도합니다. 이 일로 러시아 세력을 견제하고자 한 영국은 1902년, 일본과 영일 동맹을 맺습니다. 마찬가지로 러시아에 위협을 느낀 미국도 일본을 지원하게 됩니다. 그러나 프랑스와 독일의 지지를 받은 러시아가 강경 태세를 취하면서 1904년에 러시아와 일본 간의 전쟁이 발발하게 되었습니다. 

   러일 전쟁은 일본이 여순 군항을 기습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어 일본은 1905년 3월에 이르러서는 만주 지역의 봉천에서 크로포트킨이 이끄는 32만 러시아군을 격파합니다. 같은 해 5월, 동해에서 38척의 러시아 대함대가 일본 함대에 충격적인 참패를 당하게 됩니다. 러시아는 여러모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일본의 의해 여순 군항이 습격당하고, 32만 러시아군과 발트함대가 참패당하기 몇 달 전인 1905년 1월, 수도 페테르부르크에서 정치 개혁을 요구한 민중에게 근위병이 발포한 '피의 일요일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에 분노한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일으켰고, 5월에는 군대와 무력 충돌로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러시아는 러일 전쟁의 패배와 민중의 불만 폭발로 혁명 운동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 결과 노동자의 소비에트(위원회)가 구성되고, 군대의 일부도 반란을 일으키는 등(제1차 러시아혁명), 내정이 혼란스러워졌습니다. 급기야 러시아 민중은 차르 니콜라이 2세로부터 '항복 선언'을 받아냅니다. 이것이 러시아의 '10월 혁명'입니다. 그러나 일본 역시 6만 명에 넘는 사상자가 나왔고 국력 또한 약해졌습니다. 

   미국 대통령 테오도어 루스벨트의 중재로 일본과 러시아는 1905년에 한국에 대한 일본의 지도, 보호, 감리를 승인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포츠머스 조약'을 맺게 되고 이로써 전쟁이 종결됐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조선에 대한 우월권을 갖게 되었고 요동반도 남부와 남만주 철도의 이권 그리고 남사할린을 획득했습니다. 

 

일본의 한국 병합

   1905년 11월, 일본은 강압적으로 대한 제국과 을사조약을 체결합니다. 일본이 대한 제국의 외교권을 접수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후 항일 투쟁이 치열하게 전개됩니다. 1907년에는 이준 열사가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려 했으나 대한 제국은 일본의 보호국이므로 참석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듣고 울분을 참지 못하고 순국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은 조선통감부를 두어 대한 제국의 군대를 해산시킨 후 항일 운동을 진압해 나갔습니다. 그러다 1909년에 내각 총리대신 이토 히로부미가 안중근 의사에게 암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일본은 이를 계기로 1910년 한일 합병을 강행하고, 조선총독부를 설치하여 통치기관으로 삼았습니다.